1981년 2월 25일이었습니다. 제가 이 날자를 기억하는 것은 충현교회 중등부 겨울수련회 첫째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목사의 가정에 태어나 교회에서만 생활했고, 한번도 하나님에 대해 반항적 감정을 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믿음이 있는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당시 퇴계로에 있던 충현교회 본당 바로아래 교육관에서였습니다. 마루바닥이었고 방석을 깔고 앉는 곳이었습니다. 겨울수련회는 주로 오전에는 성경공부, 오후에는 특별활동, 저녁에는 부흥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수련회 첫날 저녁 부흥회부터 강사 목사님의 모든 메시지가 저를 향한 메시지로 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충현교회는 부흥회 시간외에는 예배 때 찬송을 부르며 박수도 치지 않았고, 가스펠 송은 예배 때 부르지도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방언과 은사는 성경에서만 보았고 제가 교회에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정도로 은사집회 없는 말씀중심의 보수적인 교회였습니다.
강사목사님께서 하나님께 범죄한 죄를 설교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꼭 저의 이야기로 들려졌습니다. 약 한 시간 반 정도의 설교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분명 지루해 하고 졸았을텐데 그때는 메시지 하나하나가 가슴으로 믿어졌습니다. 참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성령께서 내 마음을 여신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시고 강사 목사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세주로 믿기를 원하는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해서 눈물을 흘리며 일어났습니다. 목사님을 따라 영접기도한 후 다시 자리에 앉아 기도하는데 얼마나 나의 죄인 됨이 떠오르는지 눈물로 통곡하며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선물로 주심이 감사하며 받아들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감격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도 평생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전하는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의 모든 삶의 변했고 가치관이 바뀌었습니다. 한 몇 개월간 세상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하늘에 나는 새들이 나를 위해 노래 부르는 것 같았고, 길거리 전봇대가 춤을 추는 것 같아보였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사춘기 소년의 고민으로 걱정과 삶의 회의가 많았는데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예수 십자가를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죄에서 자유를 주심은 정말 저의 모든 삶을 180도 바꿔버렸습니다.